나와 인도의 첫번째 인연...뭄바이(2)
뭄바이에서 아침부터 삽질을 한 나는 멤버들과 함께 어제 갔던 뭄바이 역으로 다시 향했다. 바로 거기서부터 진짜 여행의 시작이 된 것이다.
마치 시골에서 보따리 싸서 방금 상경한 사람마냥 두리번 거리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멤버들과 함께 점심을 먹기위해 식당을 잡았다. 메뉴도 뭐가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와유형이 급하게 어디를 나가는 것이었다. 왠지 따라가면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에 나도 따라 나섰다.
그렇게 길바닥에서 250원하는 대빵만한 주스한컵을 마셨다. 와유형도 벌컥벌컥 들이켰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는 것이지만 이때의 깐나주스가 이제까지 인도를 다니며 마셨던 것들 중에서 제일 맛있는 주스였다는 사실이다.
생각보다 시원하고 달콤하면서 약간은 칼칼한 생강맛이 나는 이 주스를 아직 잊을 수 없다.
그렇게 식당으로 다시 돌아온 나는 집에서 보던 흰색 바가지에 담겨나온 나의 식사를 보고 또 한번 한숨을 쉬면서 꾸역꾸역 먹었다. 아마도 지금의 부랑자 스타일은 이때부터 시작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먹다보니 입에 착착 달라붙는 이 날리는 쌀이 어느순간부터 나의 단골메뉴가 되어버렸다.
식사를 하고 바로 전철을 탔다. 바로 도비가트에 가기 위해서 였다. 덜컹거리는 전철은 가격도 싸고 왠지모르게 친근한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그렇게 전철을 타고 '처치 게이트'라는 역에 내리면 바로 옆이 '도비가트'이다.
평생 빨래를 하며 사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빨래가 현생의 업이며 평생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 장소이다.
처음 본 도비가트의 관경에 난 잠시 할말을 잃었다. 햇빛이 눈부시게 비추는 다리 위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숙여 열심히 빨래하던 사람들...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장소 이곳저곳에는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해맑은 미소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었다.
이제 다시 우리가 출발했던 V.T역으로 돌아오기 위해 다시 전철을 기다리는데 왠지 맛있게 보이는 햄버거같은 것이 있었다. 왠지 이 빵을 보는 순간 배가 고마졌었던 것 같다. 인도 이곳 저곳을 다녀봤지만 저 빵이 제일 맛있었던 빵이었다.
나는 그렇게 빵을 신문지에 꼭 싸서 전철안에서 같이 갔던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이 빵을 맛있게 먹었다.
다시 돌아온 나는 근처에 있는 뭄바이 대학으로 가보기로 했다. 나도 대학생인데... 라는 생각으로 향했다.
처음 생각에는 인도 대학이 좋아봤자지~ 라는 생각으로 갔지만 그후 검색을 통해 알아본 결과 지금 내가 다니는 K대학은 정말 보이지 않을 만큼 저~~~기 뒤에 있는 학교였다...
신나게 돌고 해가 지기전... 큰맘먹고 맥도날드에서 버거를 사먹었다. 오직 맘에 드는것이 하나 있다면 양이 많다는 것이다. 가격은 그리 착하지 않았다. 아주조금 싼정도?
그렇게 버거를 먹고 숙소로 다시 돌아오던 길... 난 인도에 거지가 많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은 그들을 거지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달리트이다. 그 할머니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저것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어디가서 일을 할 수도 없고... 어디 가서 따뜻하게 잘 수도 없다... 그렇게 하루종일 구걸을 해서 받는 돈은 또 누군가에게 빼앗길게 분명하다... 물론 나중에서야 이러한 사실들을 알았지만 그때는 참 내가 바보였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돕고 서로 같이 살아가는 것에도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내 나이 26살까지도 몰랐던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성의없는 작은 박쉬시(적선)을 하고는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다.